저는 건축을 전공했지만 10년 넘게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해왔습니다. 아울러
글씨를 통해서도 사람들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캘리그라피와 메이크업이 시각적 예술미를 창조한다는 점에서 상통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작품의 경우 이진원 작가님의 <화지몽>이 대부분의 역할을 해내었습니다. 이 그림 속에는 소녀가 수수하고 잔잔한 꽃잎 사이로 알 수 없는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제 느낌으로는 소녀의 표정이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따듯한 위로를 전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오늘이 제일 예쁘다’고.
예쁘지 않은 시절을 보내고 있다고 자책하는 사람들, 숱한 경쟁에 시달리다
지쳐버린 사람들, 청춘의 꿈을 잃어버린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제 작품이
소녀의 얼굴처럼 따스하게 다가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