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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사진의 선구자 「임응식 기증작품 특별전」개최

  • 박영란(전시과) 02-2188-6331
  • 2003-01-30
  • 조회수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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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사진의 선구자 「임응식 기증작품 특별전」 개최


국립현대미술관(관장: 吳光洙)는 한국 현대사진의 선구자이자 사진 교육의 개척자인 고(故) 『임응식 기증작품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 1991년 평생에 걸쳐 제작한 사진작품 150여 점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함으로써 미술관의 사진 컬렉션 형성에 크게 기여한 그의 높은 뜻을 기리기 위하여 마련된 이번 전시회는,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임응식(林應植, 1912-2001)의 사진 작품 410여 점 중에서 엄선된 71점으로 구성된 회고전 형식으로, 지난 2002년 9월 개막되어 오는 2003년 3월까지 제 6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사진가 임응식은 불모지였던 한국 현대사진의 개척자이며 평생을 통해 작품활동과 사진교육에 매진해온 한국 사진계의 선각자였다.

그의 초기작품은 1930년대 한국 사진계의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당시 국내 사진계는 사진을 예술의 한 분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인상주의적 분위기를 강하게 풍기는 일본사진의 영향 속에서 성장하고 있었다. 일본의 《사진살롱》전과 《전조선사진연맹》전 등에 입선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던 임응식의 초기 사진은 당시의 경향을 충실하게 반영한다. 1950년대에 이르면서 그는 자신의 사진관(寫眞觀)을 '생활주의 리얼리즘'으로 명명하고 꾸밈없는 일상의 모습을 포착함으로써 단순한 기록성과 사실성을 뛰어넘는 새로운 사실주의 사진을 완성하였다. 1960년대 이후는 우리나라 옛 건축물이나 불상, 거리풍경들을 소재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전개하였다. 이는 정신적 가치보다 물질성이 인간을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 휴머니즘의 의미를 전통의 미, 사라져 가는 유산에서 찾으려는 의도였다. 이번 사진전은 임응식의 사진들 중 대표작을 중심으로 '풍경-적막', '전쟁-사람들', '거리-유행', '문-기하무늬', '오브제-구성', '벽-흔적' 등 6개 주제로 구성되어 그의 작품세계를 다양하게 보여주며, 한국 현대사진에 위치하는 그의 선각자적 위치를 새삼 확인하고 시대를 초월하여 소통되는 인간에 대한 강한 휴머니즘과 삶에 대한 진실한 시각을 발견하게 해준다.


■ 시기별 주요 작품 소개

- 1930년대 : <사양> 임응식이 사진의 예술적 경향에 심취하였던 시기로 당시 제작된 작품에는 광선이나 구도의 아름다움, 소재의 아름다움에 역점을 두고 있었다. 주택가 길 위에 저물어가는 해가 남긴 그림자를 포착하여 사진 속에 빛을 가시화하고 있는 <사양>은 피크먼트인화법을 사용하여 사진인화시 변형 왜곡을 가하고 톤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주관을 강조한 작품이다.

- 1950년대 : <구직>, <전쟁고아> 1950년 역사적인 인천상륙작전에 종군기자로 참가하였던 그는 전쟁의 참혹함을 직접 체험하고 역사의 현장을 사실로 기록하는 사진가의 임무에 충실한 시기였다. 이 시기에 제작된 전쟁에 희생된 어린 소년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쟁고아>, 실직자의 허망한 모습을 보여주는 <구직>은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빚어진 비참한 전쟁의 피해를 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 1960년 이후 : <부석사 무량수전>, <명동정경> 이 시기에도 작가의 생활주의 리얼리즘은 변함없이 지속되나 민족문화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옛 사찰과 불상, 유적 등을 사진에 담으려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무량수전 전체를 담은 <부석사 무량수전> 역시 이 시기에 제작된 작품으로 정신성보다는 물질성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전통미 역시 휴머니즘의 일종으로 해석한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한편, 시대와 삶의 변화를 읽고 기록하고자 제작한 <명동정경>은 명동거리풍경을 담은 작품으로 그에 의하면 "최상에서 최하까지" 한국의 현실을 집약적으로 담고있는 현장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