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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다리를 지나 우주선을 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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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물명
누에다리를 지나 우주선을 타다.
저작(권)자
저작자 미상 (저작물 2267374 건)
출처
이용조건
KOGL 출처표시, 상업적, 비상업적 이용가능, 변형 등 2차적 저작물 작성 가능(새창열림)
공표년도
창작년도
2015-08-19
분류(장르)
어문
요약정보
디지털 도서관을 자유롭게 이용하는데 걸린 시간은 채 몇 분도 되지 않았다.
삼년 전‚ 길었던 미국 주재원생활을 마치고 거의 십 년만에 한국으로 다시 나온 우리 가족에게 한국은 마치 처음 대하는 나라처럼 낯설기만 했다. 전에 살던 길과 몇 가지 건물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었지만 나는 크게 달라진 많은 것들을 만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버스와 전철을 이용하는 것에서조차 엄청난 혼란과 그것을 넘어서 두려움마저 느껴야했다. 중앙차로에 색이 다른 버스들이 늘어서 있고 사람들은 돈이나 승차권을 내는 대신 카드를 가지고 다니며 자유롭게 환승을 하고 있었다. 무척 편리해 보여서 부러웠지만 나는 어디에서 카드를 사고 어떻게 이용하는지‚ 또 학생인 아들에게는 어떻게 이것들을 설명해주어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했다. 여름방학 시즌에 들어왔기 때문에 한 달여를 기다린 다음 아들이 학교에 들어간 후에야 나는 버스를 탈 때 현금을 내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다. 이렇게 십년만의 귀국은 나와 우리 가족에게 일련의 시련처럼 적응의 훈련기간을 요구하였는데 막상 익숙해지고 나니까 생활을 좀 더 편리하고 빠르게 만들어주는 다양한 제도와 장치들이 고맙기만 했다.
무인자동 발급기에서 발급하는 등‚초본‚ 퇴입 신고가 필요 없는 이사‚ 전화 한 통이면 현재의 버스위치를 알 수 있는 정보 도우미‚ 예전과 다르게 형식적이지 않고 항상 친절하게 응해주는 각종 불편신고‚ 그리고 심지어는 에어컨이 나오는 대중버스까지 참 많은 혜택이 크리스마스선물처럼 서울에 쏟아져 있었다.
어느 정도 사는 것에 대한 방법을 터득하고 나서야 겨우 여유를 찾게 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도시를 방문하면 제일 먼저 방문하던 도서관과 중앙 박물관을 찾았다. 중앙박물관 또한 세계 어느 나라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다양한 소장품과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내용들로 그 풍부한 구성력에서 우선 감탄부터 하게 만들었다. 우리 가족은 꼬박 일 년을 시간이 날 때마다 드려다 보고 나서야 갈증을 풀 수 있게 되었다.
중앙 도서관은 근처에 있어서 찾기가 쉬웠으나 도서 대출이 되지 않고 또 책을 가지고 들어가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장소도 아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좀 늦게 찾게 되었다. 아이들이 원하는 자료는 쉽게 인터넷에서 조사가 가능했고 각 학교별‚또는 동별로 자치 도서관이 세워져 있어서 나는 마음속으로 ‘가봐야지.. 언젠가..’하는 마음만 가지고 있었다.
마침 다니고 있는 프랜차이즈 영어학원에서 몇몇 분원들의 마음이 맞는 선생님들끼리 자치모임이 만들어져‚ 이슈가 되고 있는 사교육 문제와 학원활성화 방안등에 대한 솔직한 대화의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이것을 계기로 서초디지털 도서관에 발을 딛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장소가 세미나 실로 되어있어서 등록을 하고 아이디를 만들고 하는 일이 번거롭게만 생각되었었다. 세미나 실이 달려있는 커피숍에서 해도 될 것을 구지 도서관으로 정한 원어민 강사를 놓고 속으로 ‘짠돌이’라고 중얼댔을것이 분명한 몇 몇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된 미팅에서 나를 포함한 몇 몇 선생님들에게는 그날이 그야말로 횡재를 한 날이었다. 서초역에서 내려 슬슬 걸어올라가면 우주선의 통로를 연상시키는 하얀 누에다리가 파란 하늘위로 날아가고 빠져들듯한 그 하늘을 언덕으로 바라보는 곳에 다다르자 정말 우주선처럼 도서관 입구가 나타났다. 바로 지나쳐 만나기로 한 카페앞 그늘에서 잠시 숨을 돌렸다. 내부로 들어서자 웅장한 규모와 달리 섹션별로 세련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 구성력있는 인테리어‚ 자유롭게 앉아서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과 간단한 설명을 통해서도 쉽게 이용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각적 정보 시스템이 그 규모에 대한 위압감을 간단하게 녹여주었다. 그 날 나를 비롯한 몇 몇 강사들의 촌스러움으로 미팅은 짧게 도서관 투어는 길게 늘어났지만‚ 노란 머리를 쓸어내리며 뿌듯한 표정으로 이것저것을 자랑스럽게 소개시켜주던 서초분원의 원어민 강사Jade의 익살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어린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 된 그에게 가장 즐거운 일중의 하나는 디지털 도서관을 이용하는 일이라고 했다. 한국이라는 낯선 나라에 와서 살면서 느끼는 이질감을 전혀 느낄 수 없도록 곧바로 미국의 각종 기관과 연결해 주는 시스템‚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태어나고 할머니가 살고 있는 프랑스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바로 바로 볼 수 있는 점이 항상 고맙고 놀랍다고 했다. Jade와 같은 미국출신이 아닌 다른 나라 출신의 많은 외국인들도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의 자랑스러운 표정에 나도 따라 어느새 자랑스러운 표정이 되어 있었다. 컴퓨터 앞에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내가 이용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데는 정말 몇 분이 걸리지 않았다. 아이디를 받아서 등록을 하고 나면 가능한 구역과 자리를 보여주고 시간과 장소를 선택하면 즉시도 사용이 가능하다. 예약이 필요한 몇가지 구역도 온라인 상으로 집에서 미리 할 수 있고 약속만 잘 지켜낸다면 영구히 사용이 가능하다.
그날 이후로 나는 디지털 도서관의 열렬 이용자뿐 아니라 개인 알리미가 되었다. 넓은 도서관의 모든 부분‚ 부분이 내 것처럼 자연스럽고 친밀하다. 요즘은 무엇보다도 학생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동아리 활동이 다양화 되고 전문화 되고 있는 추세이며 또 구성원은 각기 개인별로 다른 하나 이상의 활동을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복잡하고 세밀하게 얽혀있다. 이렇게 개인에게 빠르고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인 추구성이 자아실현의 한 형태로 유행과도 같이 번지는 시점에서 미팅 뿐 아니라 정보수집‚ 작업요청이나 편집과 시청‚ 그리고 프리젠테이션까지도 한 장소에서 가능하다는 것은 마치 알라딘의 마술램프와도 같이 느껴진다. 이제 ‘여건이 되지 않아서...’는 어느정도 변명이 될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하고자 하는 욕구와 노력만 있다면 가능한 일들‚ 그런 일들을 만들어주는 곳 중의 하나가 디지털 도서관이고 앞으로 더 많은 이용을 통해서 나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는 기회의 발판으로 삼고 싶다.
저작물 파일 유형
저작물 속성
1 차 저작물
공동저작자
1유형
수집연계 URL
http://www.nl.go.kr
분류(장르)
어문
원문제공
원문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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