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孟?三招之敎(맹자삼초지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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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물명
孟?三招之敎(맹자삼초지교) 프로젝트
저작(권)자
저작자 미상 (저작물 2267374 건)
출처
이용조건
KOGL 출처표시, 상업적, 비상업적 이용가능, 변형 등 2차적 저작물 작성 가능(새창열림)
공표년도
창작년도
2015-09-21
분류(장르)
어문
요약정보
孟?三招之敎(맹자삼초지교) 프로젝트조항주(장려상)“살아가는 데 책이 꼭 필요해?”
읽고 있는 내 책을 낚아채며 말하는 동생의 말에 황당해 웃었지만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나 자신은 공부로써 혹은 취미로써 책을 접할 때가 많지만‚ 인생은 그 형태가 갖가지니 책을 읽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나 또한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책을 제목에 동의하며 읽었던 적이 있다. 다독으로 많은 지식이나 지혜를 얻게 된다고 해서 그 존재가 더 우월해지지 않는다. 평생 돈 주고 사 본 책은 가와바타 야쓰나리의 『설국』이 전부인 사람‚ 그것도 고등학교 때 국어를 가르치는 담임 선생님의 압박 때문에 구입한 사람‚ 그마저도 앞의 3페이지만 읽은 것이 전부인 사람이 있다고 해서 그가 열등한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 사람은 바로 내 동생이다.
동생은 이어 말했다.
“나랑 얘기하면서 의사소통이 안 돼서 힘든 적 있어? 아니면 대화가 안 된다고 생각해? 책 같은 것 안 읽어도 이렇게 잘 살아갈 수 있다고. 세상 살아가는 데 그렇게 많은 지식은 필요 없어. 오히려 정신만 혼란스러워지고.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말도 있잖아.”
아‚ 그러나 이 말에 한쪽 얼굴로만 웃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의사소통이 안 되는 건 아니지. 그렇지만 나는 너랑 있을 때 가끔 외로울 때가 있어. 세상에는 참 나와 다른 종류의 사람이 있구나 생각하면 외로워지지. 하하. 그리고 이 자식아‚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도 있단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물론 책을 읽는 것과 안 읽는 것의 차이가 사람의 존재 자체를 우열하게도‚ 열등하게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유식과 무식의 차이가 될 수 있으며‚ 이는 다시 유능과 무능으로도 연결될 터이다. 그러니 동생에게 책을 읽는 습관을 들여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과의 이런 대화가 나의 ‘孟?三招之敎(맹자삼초지교) 프로젝트’의 계기가 되었다.
동생이 책을 읽으려고 시도를 안 해 본 것은 아니다. 위에서 말한 『설국』은 본인의 생돈을 주고 샀던 책이니 어떻게 해서든 읽어 보려고는 했었다. 그래서 책가방 안에 넣고 다녔지만 책가방 안에서 나온 적이 없었고‚ 나왔을 때는 수면제 대용으로 사용되었다. 같은 세대지만 아날로그 감성이 있는 포스트디지털 세대에 속하는 나와 달리 동생은 철저한 디지털 세대다. 노트북을 이용하고 아이패드를 즐기며‚ 특히 신형 스마트폰에 열광하는 요즘 청년인 것이다. 이런 세대에게는 지식의 전달 매체가 중요할 수 있다. 동생에게 도서관의 빛바랜 책을 권하자니‚ 사자에게 풀을 먹이려는 사육사의 모습이 상상됐다. 그러다 국립중앙도서관의 디브러리가 생각났다. 디브러리에서는 ‘Reading’보다 ‘Seeing’이라는 느낌으로 책을 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기술적이며 시각적인 각종 매체에 자극받아 온 요즘 청년들에게 자칫 고리타분하다고 느껴지는 독서의 틀을 깨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런 나의 예상은 다행히 맞아떨어지게 되었다.
일단 동생에게 책을 읽으러 도서관에 가자고 하면 분명 뜬금없다고 할 것이니‚ 도서관 주변을 다른 이유로‚ 그렇지만 자연스럽게 오게 하는 것이 ‘첫 번째 초대’의 목적이었다. 동생은 서울에 직장을 잡아 살고 있고‚ 나는 대전에 살고 있다. 그래도 일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은 서울을 오가는 상황이었다.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하는 버스를 타는 것이 동생의 집과 훨씬 가깝고 편리하지만‚ 디브러리 때문에 서울고속터미널(강남고속버스터미널)로 향하는 버스를 타곤 한다. 바로 이 점을 활용하기로 했다. 나는 토요일에 서울에 올라가면서 서울고속터미널 근처에서 회전 초밥을 사 줄 테니 동생에게 마중 나와 달라고 했다. 인터넷에서 ‘초밥 많이 먹는 법’을 검색할 정도로 초밥을 좋아하는 동생이니 흔쾌히 오케이라고 했다. 그렇게 점심때 만나 초밥을 먹은 후‚ 도서관에 볼일이 있으니 배웅해 주지 않겠냐고 물었다. 동생은 기분이 좋았는지 흔쾌히 따라왔다.
디브러리에 처음 온 동생은 내가 능숙한 자세로 일일 이용증을 발급받자 뭔가 흥미롭다는 듯이 쳐다봤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물품보관실에 물건을 보관했다. 동생은 이때도 신기해하며 쳐다보았다. 그러다 출입 게이트 너머 안쪽으로 무수한 컴퓨터가 있는 것을 보았나 보다.
“여기 도서관 아니야? PC방도 아니고 무슨 컴퓨터가 저렇게 많아?”라고 물었다. 나는 이때도 역시 으쓱해 하며 “들어올 때 입구에 디지털도서관이라고 쓰여 있었잖아. 여긴 컴퓨터로 전자책을 보는 도서관이야.”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들어오고 싶으면 간단히 홈페이지에 회원 가입을 하면 되니‚ 너도 같이 들어갈래?”라고 물었다. 하지만 동생은 영점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아니~!” 그렇게 첫 번째 초대는 끝이 났다.
조급해 하면 일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급박하게 다음 초대를 진행하면 동생이 눈치 챌지도 모르니‚ 몇 주가 지난 후에 다시 초대하기로 마음먹었다. 두 번째 초대의 목표는 동생이 도서관의 홈페이지에 로그인하고 일일 이용증을 발급받게 하는 것이었다.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는 중 두 번째 초대에 적합한 날이 찾아왔다. 동생이 지인의 결혼식에 축가를 불러 주기로 했는데‚ 노래의 키가 조금 높아 음악을 하는 나에게 키를 낮춘 악보를 그려 달라고 한 것이다. 나는 도서관에 있을 테니 도서관으로 오라고 했다. 동생은 알았다고 했다.
도서관에 도착한 동생에게 그 악보는 이미 악보 사이트에 있으니 같이 도서관에 들어가서 악보를 보자고 했다. 일이 이쯤 되니 동생도 홈페이지에 회원 가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일 이용증을 발급받은 난 일부러 두 대의 컴퓨터를 예약했다. 나는 동생에게‚ 내가 악보를 찾아서 출력하는 동안 너는 심심할 테니 옆에서 컴퓨터로 책이나 보고 있으라고 했다. 동생은 책이라는 소리에 시큰둥해 했지만 이내 혼자 뭔가를 찾아보고 있었다. 그 사이 나는 악보를 출력했다. 컴퓨터 옆에 있는 프린터에서 악보가 출력되자 동생은 신기한 듯 쳐다보았다. 항상 디지털에서는 나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자부하는 동생 앞에서 ‘뭘 이런 걸 가지고’라는 듯 대수롭지 않게 출력된 악보를 집어 들었다. 나는 악보의 키를 낮추는 작업을 하면서 동생이 뭘 하고 있나 훔쳐보았다. 뜻밖에도 동생은 『설국』을 여섯 페이지나 읽고 있었다. 두 번째 초대 목적이 달성된 순간이었다.
세 번째 초대는 비교적 쉽게 이루어졌다. 동생이 서울고속터미널 근처에서 점심 약속이 있으니 오후에 도서관으로 오겠다고 먼저 연락을 해 왔다. 나는 동생에게 저번에는 책을 읽었으니 이번에는 영화를 보라고 했다. 동생은 그런 것도 있냐며 좋다고 했다.
도서관에 온 동생은 영화 한 편을 본 뒤 다시 내 옆자리의 컴퓨터를 예약하여 뭔가에 또 열중했다. 슬며시 보니‚ 동생은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을 읽고 있었다. 이 세 번째 초대에서 동생은 디브러리에 빠지고 만 것이다.
그로부터 2년이 조금 안 된 지금‚ 동생은 나보다 더 자주 디브러리를 방문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대전이 집이고 녀석은 서울이 집이니‚ 맘만 먹으면 녀석이 훨씬 더 디브러리에 갈 기회가 많은 것이다. 우리는 저녁때 같이 도서관을 나오며 읽었던 책에 대해 토론을 하는 경지까지 이르렀다. 이렇게 지식에 점점 노출되어 가는 지난 2년여 동안 동생은 종이책도 조금씩 보게 되었다. 이제는 본인이 직접 산 종이책이 열 권이나 된다. 물론 디브러리에서 전자책을 더 많이 보지만 말이다. 이게 다 디브러리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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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연계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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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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