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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시샘을 뿌듯함으로 바꾸어 준 디지털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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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물명: 나의 작은 시샘을 뿌듯함으로 바꾸어 준 디지털도서관.

저작(권)자: 저작자 미상 (저작물 2267374 건)

출처

이용조건

공표년도

창작년도: 2015-08-19

분류(장르): 어문
UCI 로고

요약정보: 지난여름 많은 비가 쉬지 않고 내린 탓인지‚ 그 끝자락의 태양아래 태어난 매미들이 유별스럽게도 울던 늦여름의 오후였다. 때마침 MP3에는 요즘 심취해 있는 어느 인디밴드의 “매미는 비가와도 운다.”란 곡이 재생 중이었고 2년 만에 찾은 한국에서의 여름‚ 지난 3개월간의 기억들이 청량한 사운드를 타고 흘렀다.또 이렇게‚ 한국에서의 한 계절이 지나고 있다.프랑스로 돌아가기 전에 나는 몇 가지 정리해야 할 일들과 찾아야할 자료들이 있었고‚ 이번 여름내 전시관련 일들로 자주 예술의 전당에 오가며 보았던 디지털 도서관을 향했다.지난 4년간 프랑스에서 머물며 부러웠던 것이 몇 가지가 있었는데 어느 지방의 어느 도시를 가도 만날 수 있던 미술관과 방대한 양의 서적과 자료를 구비한 공공도서관이 그것이었다. 단순한 공간의 개념을 넘어 그와 같은 문화기관들이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대중들의 지적 호기심과 문화적 욕루를 충족시키고 풍족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과 보다 나아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그들의 문화의식이 시샘이 날 만큼 부러웠었고 내실이 튼튼한 하나의 사회‚ 국가를 이루는 근간에는 기초문학과 기초과학 등 학문의 발전과 전통과 동시대의 예술에 대한 보존과 창조에 대한 의식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했다. 얼마 전 프랑스가 임대란 명목으로 반환한 외규장각 도서를 보면서 선조들이 얼마나 뛰어난 문화를 꽃피웠고 후세들을 위한 기록에 얼마나 많은 정성을 들였는지를 깨닫고 뭉클한 감동과 죄스러움‚ 진지한 사명감을 느꼈던 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심정이었으리라.‘그래서’란 말은 우습지만‚ 그것을 포함한 여러 가지 이유로 디지털도서관에 대한 관심을 가져왔었다. 하지만 직접 이용하기 전까지 디지털 도서관이라는 개념자체가 새로웠기 때문에 호기심에 비해 실제 유용성을 짐작하기는 쉽지 않았다.이른 오후‚ 도서관에 들어서며 우선 현대적인 건물의 내부 디자인과 규모에 놀라게 되었고 때문에 유료가 아닐까 했던 우려와는 달리 간편한 가입절차를 거쳐 무료로 쉽게 이용을 시작할 수 있었다. 몸담고 있는 분야가 미술이다 보니 데이터베이스에 소장된 예술분야의 자료가 첫 번째 관심의 대상이었다.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미술 분야의 전문서적은 이미지가 중요하기에 단가가 높아 구매가 쉽지 않고 인터넷으로는 양질의 자료수집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접속을 시작하고 동양과 서양의 미술사는 물론 팝아트와 현대미술을 비롯해 각 시대별 작가들에 대한 자료가 잘 구비되어 있고 기존의 국립중앙도서관이 보유한 서적들에 대한 정보와 이용안내가 디지털자료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서구와 동양의 국가들이 2000년대에 들어서며 저마다 그들의 현대미술의 개념을 정립하고 역사화하기에 한창인 요즘인지라 <한국현대 미술사 100년>부터 열람하였다. 치열했던 지난 100년의 한국사와 더불어 치열하게 살다간 미술1세대‚ 세계적인 거장 故 백남준 작가를 비롯해 현재에 이르는 숭고한 한국미술 100년사 자료를 접하고 나름대로 정리하며 개인적인 많은 영감과 더불어 동시대의 미술계에서 어떤 자세를 갖고 나의 작업을 구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책임감 또한 갖게 되었다.몇 시간 동안의 자료 정리를 마치고 우연히 미디어 센터 앞을 지나던 중 도서관 내 다양한 시설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되었다. 미디어 영상자료의 관람시설‚ 52인치 미디어 복합상영관은 물론이거니와 무엇보다 눈길을 머물게 한곳은 미디어 편집시설이었다.
현대미술에서 비디오 아트‚ 영상미술은 오랜 시간 그 영역을 넓혀오다 최근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더욱 그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과 작가들은 고가의 장비이용이 쉽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를 많이 보았었고 그래서 전문적인 촬영 기기들의 지원과 간단한 예약으로 영상‚ 음향 스튜디오와 블루스크린과 조명장비가 구비되어있는 UCC스튜디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과 환경을 보며 흐뭇함을 넘어선 고마움까지 느끼게 되었다.사전에 조금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방문했으면 하는 아쉬움과 덕분에 다음 기회엔 조금 더 창의적으로 이용 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을 갖고 자리를 나섰다.디지털 카페에서 아이스커피 한잔을 들고 나선 거리엔 여전히 늦여름의 매미들이 힘차게 울고 있었다. 방학을 맞이한 한 무리 청소년들의 발걸음이 디지털 도서관으로 향하고 있었다. 문득 프랑스에서 느꼈던 부러움과 작은 시샘들이 떠올랐다. 어느새 그것들이 뿌듯함으로 바뀌어 있음을 느끼며 내딛는 걸음‚ 알 수 없이 가벼워진 발걸음에 피식하고 웃음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