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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브러리가 전해준 할아버지를 위한 할머니의 사랑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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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물명
디브러리가 전해준 할아버지를 위한 할머니의 사랑의 목소리
저작(권)자
저작자 미상 (저작물 2267374 건)
출처
이용조건
KOGL 출처표시, 상업적, 비상업적 이용가능, 변형 등 2차적 저작물 작성 가능(새창열림)
공표년도
창작년도
2015-08-19
분류(장르)
어문
요약정보
도서관으로 이어지는 길을 거닐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익숙한 풍경이지만 볼 때마다 상쾌함이 밀려온다. ‘눈이 많이도 왔네.’ 바람에게 속삭이듯 중얼거리는 부드럽고 나지막한 목소리. 새하얀 셔츠가 계절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신선한 매력을 풍긴다. 남자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그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소녀는 고개를 돌리고 만다.“그 소녀가 할머니? 그럼 남자는… 할아버지셨겠네요?”미소로 대답을 대신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열아홉 소녀의 수줍음이 느껴졌다. 국립중앙도서관이 남산에 자리 잡았던 때였다며‚ 그 시절을 전혀 모르는 손자에게 세심하게 설명을 덧붙여 주셨다.할머니와 외출을 하는 게 참 오랜만이었다. 작년 겨울부터 할아버지의 병환 때문에 서울로 올라와 계시는 중이다. 가족들이 번갈아가며 할아버지 곁을 지키고 있지만 할머니는 못내 염려가 되시는지 잠시도 병실을 떠나려 하지 않으셨다. 그런 할머니를 병실 밖으로 이끈 것은 동생의 제안이었다. 당뇨합병증으로 시력을 잃으신 할아버지께 할머니의 목소리로 오디오북을 녹음해 들려 드리는 게 어떻겠냐는 아이디어에 할머니는 물론 부모님과 나도 좋은 생각이라며 찬성했다. 대다수의 국민이 취미를 독서라고 말하고 있지만‚ 할아버지의 독서는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존경스러울 만큼 대단한 수준이었다. 앞이 잘 보이지 않게 되시면서 책을 못 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도 절망하셨다고 한다. 점자책도 있지만 하루아침에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전철역에서 조금 걸어가자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이 위용을 드러냈다. 미리 전철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이버도서관투어를 시켜 드렸는데 기대가 크신 표정이었다. 건물 지붕 너머로 펼쳐진 잔디밭을 이미지로 보여드리니 연신 감탄하셨다. 도서관 입구를 지나서도 할머니의 감탄사는 그치지 않았다. 나도 흐뭇하고 즐거워‚ 오래 전 할머니께서 콧노래를 부르시며 국립중앙도서관으로 향하셨을 적의 감성을 그대로 나누는 기분이었다.이용증을 받고 내부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디지털신문대에서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신문을 보고 계시는 아저씨의 뒷모습에서 아버지를 떠올렸다. 디지털북카페는 안락하고 깔끔한 분위기에 여러 편의가 제공되고 있어서 어머니를 모시고 다시 와 보고 싶었다. 영상 그래픽 편집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설치된 데다 여러 대의 모니터로 멀티 작업이 가능한 PC 시설도 마련되어 있어서 이 분야에 관심이 많은 동생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주요 목적인 오디오북 제작을 위해 음향스튜디오로 들어갔다. 마치 라디오 방송국에 견학을 온 기분이 들 정도로 전문적인 설비가 갖춰져 있었다. 녹음실의 유리면 위에 온에어 불이 켜지고 할머니의 마이크 테스트가 이어졌다. 콘덴서 마이크가 있어서 보다 생생한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어린 시절 할머니 무릎을 베고 들었던 전래동화가 떠올라 혼자 웃음을 깨물었다. 원래 이야기에 살을 붙여서 더 재미나게 꾸며 읽어 주시던 할머니. 졸음을 눈꺼풀에 잔뜩 매단 채로 한 번만 더 해 주세요‚ 하며 졸랐던 어린 손자의 얼굴을 할머니도 기억하실까 궁금해졌다.할아버지가 결혼 프러포즈로 지으셨다는 자작시가 할머니의 목소리로 조근조근 이어졌다. 미리 책을 보고 이용법을 배워둔 덕에 오래 헤매지 않고 녹음과 편집을 마칠 수 있었다. 할아버지의 반응에 따라 2탄‚ 3탄 오디오북을 계속 만들어 드리고 싶다며 할머니는 해사하게 웃으셨다.녹음을 마치고 나와 맞춤형 TV시청실에서 할머니와 IPTV도 체험해 보고‚ 선조들의 기록 등이 담긴 전시물을 디지털로 감상하는 특별한 체험을 했다. 복합상영관이라는 푯말 너머로 들여다보니 대형 모니터를 가운데 놓고 여러 사람들이 앉아 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었다. 푯말에 적힌 설명이 점자로도 표기된 점이 인상적이었다. 외국어 OS가 깔린 PC도 지나오면서 보았는데‚ 여러 면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모두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져 흐뭇했다. 할머니께도 그 부분을 설명해 드렸더니 미소를 지으시며 장하다고 하셨다. 이렇게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도서관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한 이들이 눈앞에 있다면 손이라도 덥석 잡고 등을 두드려주실 것만 같았다. 천천히 둘러본 것만으로도 온 가족이 다 함께 와보면 좋을 곳이란 생각이 더욱 확실해졌다.할머니와 도서관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할아버지 연세와 비슷해 보이는 어르신들을 종종 뵈었다. 디지털신문대에서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신문을 보는 분도 계셨는데 디지털이라는 용어를 중심으로 형성된 문화에서 노년층은 한 발 떨어져 있다는 편견을 멋지게 깨뜨려 주신 것 같아 내심 뿌듯하고 존경스러웠다. 문화와 지식 앞에서 우리 모두는 청년이 아닐까. 그 진리를 몸소 체험하는 공간‚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조만간 가족들의 목소리를 모두 담아 할아버지를 위한 오디오북을 제작할 예정이다. 디지털도서관의 멋진 시설과 많은 이들을 위한 배려를 가족들과 함께 경험할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해 준 디지털도서관에 온 가족을 대신해 감사를 드린다.
저작물 파일 유형
저작물 속성
1 차 저작물
공동저작자
1유형
수집연계 URL
http://www.nl.go.kr
분류(장르)
어문
원문제공
원문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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