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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브러리가 되찾아 준 '엄마의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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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물명
디브러리가 되찾아 준 '엄마의 청춘’
저작(권)자
저작자 미상 (저작물 2267374 건)
출처
이용조건
KOGL 출처표시, 상업적, 비상업적 이용가능, 변형 등 2차적 저작물 작성 가능(새창열림)
공표년도
창작년도
2015-08-19
분류(장르)
어문
요약정보
내가 디브러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엄마를 통해서였다. 우리 엄마는 아빠와 결혼하고 27년간을 가정주부로서 살아오셨다. 엄마의 든든한 보살핌 속에서‚ 따뜻한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나는 행복하게 자랄 수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엄마가 변하기 시작했다. 늘 따뜻했던 엄마가 사소한 일 하나에도 우리에게 짜증부터 내셨다. 처음엔 ‘별일 아니겠지’ 하고 넘겼지만 그러다 보니 상황은 점점 심각해졌다. 어느 날은 평소와 다름없다가도 또 어느 날은 안방 문까지 꼭꼭 잠근 채 울고 계셨다. 나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그것이 갱년기 증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인을 알았어도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몰랐다. 그렇게 엄마를 방치해 두었고‚ 엄마가 흔들리자 우리 가족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얼마 전 국립중앙도서관에 관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함께 보게 되었다. 엄마는 무척이나 집중해서 그 프로그램을 보시더니‚ 다음 날 수줍게 메모를 내미시며 “여기 좀 데려다 줄 수 있겠니?”라고 물으셨다. 메모에는 ‘국립중앙도서관’‚ ‘디브러리’‚ ‘디지털도서관’‚ ‘고속터미널역’ 같은 단어들이 적혀 있었다. 엄마는 본인보다 훨씬 연세가 많은 분들이 도서관에 나와서 공부하고 있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고 하셨다. 그래서 서툰 독수리 타법으로 이것저것 검색하다 디지털도서관에 대해서도 알게 되신 모양이었다. 이미 블로그의 글들이나 작년 공모전 수상작들까지 다 읽어 보셨다며‚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말씀하셨다. 이렇게 난 엄마를 통해 처음으로 디브러리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다.
엄마가 어딘가에 먼저 데려가 달라고 하신 건 처음이라 데이트 약속도 취소하고‚ 주말 이른 아침 디브러리로 향했다. 엄마는 가는 내내 흥분을 감추지 못하셨다. 그리고 드디어 디지털도서관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엄마도 나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엄마를 능숙하게 안내해야 한다는 생각에 전날 인터넷을 통해 이용 방법이나 규모에 대해 꼼꼼하게 체크하고 갔음에도‚ 수많은 컴퓨터 모니터들과 다양한 영상 매체들이 모여 있는 모습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릴 적 상상만 하던 도서관의 모습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었다니! 더욱 놀랐던 것은 주말 아침인데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후기를 보고도 거짓말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할아버지‚ 할머님들이 나보다 더 능숙하게 디브러리 곳곳을 이용하고 계셨다. 실제로 디지털열람실을 이용할 때 우리 옆자리에서 백발의 할아버지가 인터넷 강의를 시청하고 계셔서 엄마에게도 더욱 자극이 되는 듯했다.
우리는 미리 인터넷으로 회원가입을 하고 갔기 때문에 지하3층에서 신분증을 확인하고 일일이용증을 발급 받을 수 있었다. 안내데스크에서 직원분이 이용 방법을 친절히 설명해 주셔서 낯선 곳에서도 조금 안심되는 기분이었다. 디지털도서관답게 물품보관함도 자동시스템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엄마는 그것조차 신기해하셨다. 예약PC를 통해 디지털열람실을 예약해 두고 시간이 조금 남아 디지털신문대에서 이것저것 터치해 보면서 엄마는 무척 즐거워하셨다. 지하2층으로 올라가 게이트를 통과하면 본격적으로 디브러리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예약한 자리로 가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클릭만으로 디지털열람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매뉴얼 화면이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엄마가 마음에 들어하신 것은 ‘전자책’ 메뉴였다. 디지털열람실에서는 무려 27‚501권의 전자책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엄마가 모니터 안으로 들어가시기라도 할 듯 흠뻑 빠져 전자책과 잡지를 보시는 동안 나는 디브러리의 곳곳을 살펴보기로 했다. 디지털열람실은 일반 모니터뿐만 아니라 3면 모니터나 대형 모니터를 통해서도 이용 할 수 있었다. 내가 디브러리를 늦게 알게 된 것을 가장 안타깝게 느끼게 한 장소는 바로 세미나실이었다. 전자칠판‚ 빔 프로젝터‚ PC 등이 갖춰져 있는 이곳을 예약만 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니! 실제로 세미나실에선 많은 분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내가 대학생 때 알았더라면 과제나 발표 준비를 위해 힘들게 유료 세미나실을 구하거나 무거운 노트북을 들고 뛰어다니는 일을 없었을 텐데. 나처럼 몰라서 이용 못하는 사람들이 없도록 앞으로 내가 더 많이 홍보하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도 DVD등을 볼 수 있는 미디어자료이용실도 있고‚ 미디어편집실이나 UCC스튜디오 같이 전문적인 작업들이 가능한 곳도 있었다. 또 안쪽에는 원형 구조의 복합상영관이 있어서 그룹별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관람할 수 있었다.
나는 사실 전자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다. 종이에서 전달될 수 있는 책 고유의 느낌이 전자 매체로 바뀌면서 너무 차가워지는 것 같아 싫었다. 그러나 오늘 디브러리를 이용하는 엄마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우선‚ 가장 좋았던 건 활자 크기를 조절해서 책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엄마는 언제부턴가 시력이 나빠지셔서 책을 보려면 돋보기를 사용해야만 했는데‚ 익숙하지 않다 보니 종종 어지러움을 호소하셨다. 그러나 전자책은 활자 크기가 조절 가능하니 돋보기 없이 책을 볼 수 있어 무척 편리해하셨다. 두 번째로는 자료의 접근 편의성이다. 일반 도서관에서 원하는 책을 검색하고‚ 도서번호를 통해 위치를 찾는 과정이 사실 어렵고 복잡한데‚ 디브러리에서는 검색하고 클릭만 하면 끝이다. 물론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에게는 디브러리에 접근하는 일 자체가 낯설고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우리가 조금만 도움을 드리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세 번째로 재미있다는 것이다. 엄마는 사실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셨다. 그런 분이 50이 넘은 나이에 책을 펴고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디브러리를 통해서는 디지털 매체가 주는 새로움과 흥미로움으로 훨씬 재미있게 책에 접근하실 수 있는 것 같았다. 이러한 장점들을 느꼈기에 앞으로 더 가까운 곳에서‚ 더 많은 디지털 도서관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브러리에 다녀오던 날 엄마가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어느새 훌쩍 자라 버린 너희를 바라보며 뿌듯하고 행복하면서도‚ 정작 내 인생에서 내가 사라져버린 듯한 기분에 너무 우울했었다고. 그런데 오늘 엄마의 제2의 인생이 다시 시작된 기분이라 하셨다. 그 날 이후‚ 엄마에겐 몇 가지 목표가 생겼다. 우선 영어 공부를 시작하셨다. 알파벳을 공부할 수 있는 사이트와 책들을 알려드렸더니‚ 며칠 전엔 혼자 디브러리에 가셔서 공부를 하고 오셨다. 책상에 놓인 서툴지만 정성들여 써내려간 알파벳들을 볼 때면 괜히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요새는 전자책과 전자잡지를 통해 우리 가족이 함께 떠날 여행 계획을 세우고 계시다. 하나뿐인 ‘엄마표 여행책’이 완성이 되면‚ 그 땐 온 가족이 함께 전국일주를 떠나기로 했다. 게다가 이번 주 토요일에는 대학생인 남동생을 데리고 가서 직접 디브러리를 안내해 주실 예정이다. 그리고 나에게도 역시 변화가 생겼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던 엄마의 꿈‚ 열정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제부턴 내가 엄마의 꿈을 응원하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드릴 것이다. 혹시 주변에 갱년기로 힘들어하는 어머님이 계시다면‚ 디브러리에 함께 가서 엄마의 청춘을 되찾아 드리길 강력 추천한다.
저작물 파일 유형
저작물 속성
1 차 저작물
공동저작자
1유형
수집연계 URL
http://www.nl.go.kr
분류(장르)
어문
원문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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