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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브러리에서 한 우물을 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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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물명
디브러리에서 한 우물을 파다
저작(권)자
저작자 미상 (저작물 2267374 건)
출처
이용조건
KOGL 출처표시, 상업적, 비상업적 이용가능, 변형 등 2차적 저작물 작성 가능(새창열림)
공표년도
창작년도
2015-09-21
분류(장르)
어문
요약정보
디브러리에서 한 우물을 파다오정석(우수상)오늘도 난 디브러리 웹페이지 창을 닫으며 한숨을 쉬었다. ‘어린 날 읽었던 몇 권의 책은 무엇을 준다 해도 바꿀 수 없네.’라는‚ 벌써 이십 몇 년 전에(내가 초등학생일 때) 들었던 아주 오래전의 광고 음악이 문득 생각난다. 왜 돌부처는 오늘도 디브러리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걸까?
나는 어렸을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다. 그런 내 모습을 흐뭇하게 여기던 아버지는 동화책을 많이 사 주었고‚ 어디선가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을 얻어 집으로 가져오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사촌 형으로부터 책을 물려받았다. 1973년에 처음 세상에 나온 계몽사의 소년문고 전집이었다. 30권에 달하는 소년문고 전집은 엄청난 선물이었다. 나는 이 중 여섯 번째 책인 최요안 작가의 『돌부처의 비밀』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돌부처의 비밀』은 미궁에 빠졌던 한 사건이 장두식이라는 학생의 추리로 풀리게 된다는 내용이다. 줄거리는 남해 어느 섬에 숨겨진 고려 시대의 보물이 일본인 수집가 스기야마의 손에 넘어갈 위기에 처한다. 그러자 양월룡 박사는 이를 막기 위해 보물을 빼돌려 박물관에 기증하려고 한다. 또한 장두식 역시 보물의 행방을 뒤쫓는다. 이처럼 흥미진진한 『돌부처의 비밀』은 프랑스 작가 모리스 르블랑의 『기암성』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기암성』의 아르센 뤼팽과 이지도르 보틀레가 각각 『돌부처의 비밀』의 양월룡 박사와 장두식인 셈이다.
이 책을 갖고 있는 동안 나는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언제든 원하는 만큼 읽을 수 있었다. 작품 속 양 박사가 총상을 입는 부분이 너무 무서워서 이불 속에서 손전등을 켜고 읽기도 하고‚ 수집가 스기야마가 너무 미워서 책에다 빨간 색연필로 밑줄을 죽죽 그으며 읽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책의 내용은 아직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내가 상급 학교로 진학하고 또 이사를 하면서 어딘가에 빠뜨렸을 것이라는 가슴 아픈 짐작만 들 뿐이다. 그나마 이 전집 중의 한 권인 최요안 작가의 『나는 둘』을 가지고 있어서 위안을 삼는다.
나는 대학에 입학한 후 『돌부처의 비밀』을 다시 읽고 싶은 마음에 백방으로 수소문을 했다. 그러나 군대에 다녀오고‚ 문학을 공부하러 몇 년 간 외국에 다녀오고‚ 결혼과 직장 생활을 하며 십수 년을 흘려보냈지만 끝내 이 작품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난 매년 새해가 되면 꼭 하는 일이 하나 있다. 바로 새 다이어리 1면에 ‘돌부처의 비밀‚ 1973‚ 최요안’이라고 적어 두는 것이다. 이렇게 해 두면 언젠가는 다시 그 책을 읽을 수 있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돌부처의 비밀』을 다시 읽기 위해 인터넷 검색은 물론이고‚ 당시 출판사였던 계몽사와 시립도서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까지 알아볼 만한 곳은 모두 연락을 취하고 찾아갔지만 어디에서도 『돌부처의 비밀』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국립중앙도서관에도 몇 차례 방문했지만 갈 때마다 허탕만 쳤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어느 날‚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수십 만 권의 헌책을 판다는‚ 충북 단양 작은 산골의 S 헌책방을 취재하는 방송을 보게 되었다. 그 순간 어쩌면 책을 구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다음 날 바로 단양으로 갔다. 하지만 역시 구할 수 없었다.
아동문학 전공자와 국문과 교수님들께 이메일로 『돌부처의 비밀』에 관해 질문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열의 아홉은 잘 모르겠다고 말씀하셨다. 어떤 분은 책을 찾기 힘들 거라면서 우리나라 희귀본의 관리 실태에 대해 쓴소리를 하시기도 했다.
언젠가 작가 최요안에 대해 검색하다가 그가 해방 이후 KBS 방송국에서 방송 작가로 활동한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너무 오래전의 일인지 방송국 관계자들도 최요안에 대해 알지 못했다. 삽화를 그린 전성보 화백에 대한 자료 역시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나는 디브러리를 통해 『남궁동자』‚ 『억만이의 미소』‚ 『개구장이 나일』을 만나게 되었다. 이미 십 년 전에 재출간된 『나는 둘』은 소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 때나 읽을 수 있었지만 다른 작품들은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에 명랑 소설을 썼던 이원수의 『잔디숲 속의 이쁜이 1‚ 2』‚ 조흔파의 『얄개전』까지도 디브러리를 통해 만나게 되었다. 이렇게 옛 책들을 읽으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순수했던 그 시절을 보는 듯하다. 나는 때 묻지 않은 그 시절을 디브러리를 통해 다시 만난다. 하지만 읽고 싶은 책을 바로 읽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면 여전히 아쉬움이 밀려온다.
현재 디브러리에서는 1973년도 계몽사 소년문고 중 일부는 검색되지 않는데‚ 그 중 『돌부처의 비밀』도 포함된다. 그래도 난 언제나 노트북을 켜고 디브러리에 접속해서 검색창에 ‘최요안’ 혹은 ‘돌부처의 비밀’을 입력한다. 행여 밤사이에 책이 등록되지 않았을까‚ 어느 창고 다락방 깊은 곳에 있던 책이 세상으로 나와 디브러리 검색창에 등장하지 않을까 하고 내심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브러리는 내가 이불 속에서 손전등을 켜고 책을 읽는 한 소년을 만날 수 있게‚ 그리고 그 소년에게 “얘야‚ 그 책을 좀 읽을 수 있을까?”라고 말할 수 있게 해 줄 것 같은 희망의 끈이다.
저작물 파일 유형
저작물 속성
1 차 저작물
공동저작자
1유형
수집연계 URL
http://www.nl.go.kr
분류(장르)
어문
원문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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