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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브러리‚ 미래 대한민국의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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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물명
디브러리‚ 미래 대한민국의 도서관
저작(권)자
저작자 미상 (저작물 2267374 건)
출처
이용조건
KOGL 출처표시, 상업적, 비상업적 이용가능, 변형 등 2차적 저작물 작성 가능(새창열림)
공표년도
창작년도
2015-09-21
분류(장르)
어문
요약정보
디브러리‚ 미래 대한민국의 도서관박지수(장려상)5월의 어느 날‚ 무료한 주말 오후를 보내기에 국립중앙도서관만큼 안성맞춤인 곳도 없다. 평소 도서관에 가는 걸 좋아했던 난 집 바로 앞의 구민 도서관을 두고 특별히 국립중앙도서관에 다녀오기로 결심하고 집을 나섰다. 도서관 앞에 붙은 ‘국립중앙’이라는 말에서 오는 권위와 위엄에 기대어 내 기대감은 최고조에 이르렀고‚ 그 기대감을 간직한 채 버스에서 내렸다. 더운 날씨였지만‚ 가로수가 우거진 길을 걷는 동안에는 서울 도심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평온했다. 그러다 저 멀리 ‘국립중앙도서관’이라고 초록색으로 선명하게 적힌 건물이 보이자 내 발걸음은 절로 빨라졌다. 마치 비밀의 정원으로 향하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난 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자 거짓말처럼 푸른 잔디가 펼쳐졌다.
크게 숨을 들이마신 뒤 들어선 본관에서는 담당자 분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회원 가입을 하고 정기 이용증을 발급받을 수 있었다. 그 시간은 10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 신속함에 내심 놀랐다. 자료의 분실을 막기 위해서인지 열람실 안으로는 가방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물품보관실에 들렀는데‚ 여기서도 사물함을 사용하는 모든 과정이 디지털화되어 있어 다시 한 번 놀랐다. 보관함 근처 곳곳에 마련된 무인등록기에 이용증 카드(일일 이용증‚ 정기 이용증)을 갖다 대기만 하면 원하는 보관함의 문이 자동으로 열렸고‚ 소지품을 넣은 뒤에 문을 닫으면 바로 자동으로 잠겼다. 간단한 필기도구와 소지품은 물품보관실에 준비된 비닐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닐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나는 그 배려에 엷은 미소가 지어졌다.
본관에서 지하로 내려가자 디지털도서관으로 연결된 널찍한 통로가 나타났다. 찬 공기로 휩싸인 그곳을 통과하는 순간 미래로 향할 것만 같은 문이 있었다.
조심스럽게 들어선 디지털도서관 안의 공기는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 발소리를 한껏 줄인 채 난간에 기대서자 디지털도서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여기저기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이 고요하지만 부지런하게 자신의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젊은 층부터 노인까지 폭넓은 연령의 사람들이 디지털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디지털도서관이라고 하기에 젊은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라는 내 예상을 벗어난 일이었다.
디지털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열람실을 예약해야 했는데‚ 나는 디지털열람실을 이용하기 위해 대형 모니터를 선택했다. 평소에는 사용하기 힘든 대형 모니터가 처음엔 낯설었지만‚ 사용할수록 자료를 읽기에 편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작은 글씨를 보기 힘든 노인이나 시력이 좋지 않은 장애인들이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에는 책을 볼까 하다가 대형 화면으로 보기에는 불편할 것 같아 전자잡지를 선택했다. 평소 즐겨 보는 패션 잡지의 최신호를 클릭했더니‚ 초고화질의 화보들이 나타났다. 관심이 쏠리는 부분을 빠르게 넘겨볼 수 있었고‚ 수백 장에 이르는 잡지에서 원하는 부분만 찾아보기도 쉬웠다. 손으로 하나씩 짚어 가며 보던 것과는 또 다른 맛이 있었다. 특히 대형 화면으로 패션 화보를 띄워 놓고 보니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치기 쉬웠던 정보들까지 한눈에 보여‚ 좀 더 많은 정보를 짧은 시간에 파악할 수 있었다. 한 손으로 턱을 받치고 화려한 색상의 화보들을 한 장씩 넘겨보자 마치 내가 잡지사 편집장이라도 된 듯 우쭐해지기도 했다.
신나게 잡지를 보고 난 뒤에 도서관의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이주용 작가의 ‘홀로그램‚ 사물과 기억을 기록하다’ 전(展) 을 만나게 되었다. 어두컴컴한 전시실 모습을 얼핏 들여다보자마자 호기심이 일어 과감하게 들어섰다가 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작은 프레임 안에 든 것은 말린 꽃‚ 보자기‚ 고서(古書) 등이었다. 멀리서 보면 모두 새카맣게 보여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바라보면 보는 각도에 따라 사물이 입체적으로 보이는 게 엄청 신기했다. 여유롭게 뒷짐까지 지며 천천히 관람하던 중‚ 갑자기 나타난 사람의 두상(頭狀)에 뒤로 나자빠질 뻔했다. 내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게 느껴질 정도로 세밀한 데다 입체감까지 느껴져 마치 실제로 사람의 형상이 눈앞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머리카락 한 올‚ 눈썹 한 올‚ 눈가의 주름‚ 눈동자‚ 피부 등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다가와 그 안에 진짜 사람이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천천히 나머지 작품들을 둘러보면서도‚ 사람 형상이 나오면 깜짝 깜짝 놀라기를 계속했다. 공포 영화를 보면서 언제 귀신이 나타날지 몰라 조마조마해하듯‚ 다음 프레임으로 넘어갈 때마다 한껏 긴장한 채로 봐야 했다.
어릴 적 만화 영화 속에서나 보던 홀로그램이 장난감 정도가 아니라 현실과 착각할 정도로 구현된 작품들을 대면하고 나자‚ 덜컥 두려움이 밀려왔다. 인간이 이렇게나 사실적으로 허상(虛像)을 실물(實物)처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해졌다면‚ 공상 과학 영화 속 주인공처럼 언젠가는 떠나간 사람들의 허상을 붙들고 허구의 세계 속에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섰다. 기술의 편리함을 쫓아만 가다가는 결국 가장 중요한 것‚ 결코 돌아오지 않는 것들을 놓치고 살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어리석은 우려가 밀려왔다.
그럼에도 기술은 더욱 눈부시게 발전해‚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것들이 미래에는 현실로 다 이루어질 것을 안다. 나는 디지털도서관에서 그 미래의 일부를 들여다봤다.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 내는 그 기술이 한편 으로는 가슴이 뻐근하게 자랑스러우면서도‚ 이 편리한 삶의 방식이 오로지 편리함만으로 무장한 채 사람과 사람을 더 멀어지게 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게 되었다.
결국 선택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와 미래 세대의 몫으로 남아 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발전시키고 있는 이 기술들로 인해 사람들이 너무나 다른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존중하며‚ 사랑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렸다.
저작물 파일 유형
저작물 속성
1 차 저작물
공동저작자
1유형
수집연계 URL
http://www.nl.go.kr
분류(장르)
어문
원문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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