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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나는 세상으로의 출근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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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물명: 이곳에서 나는 세상으로의 출근을 준비한다!

저작(권)자: 저작자 미상 (저작물 2267374 건)

출처

이용조건

공표년도

창작년도: 2015-08-19

분류(장르): 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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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정보: 2009년 처음으로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디브러리’에 갔다. 나의 모교인 경희대학교 도서관은 영화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아름답다. 그런데 디브러리는 그에 못지않게 세련됐고‚ 무엇보다 규모가 엄청났다. 그렇게 몇 백 대가 넘는 엄청난 수의 컴퓨터들을 보자 영화 속 비밀정보국이 떠올랐다. 마치 내가 비밀요원이 된 것 마냥 신비로웠고 우쭐한 기분까지 들었다. 그 이후로 4년‚ 이제 나에겐 디브러리가 그 어떤 장소보다 친숙하다. 디브러리는 내가 가장 안정감을 느끼는 장소이며 동시에 미래를 준비하는 장소다.회사를 퇴직하고 다시 구직 활동을 시작했다. 더 큰 곳에서 꿈을 이루고 싶어서 내린 결정이었다. 다시금 백수가 되니‚ 시간 관리가 예상 외로 힘들었다. 그래서 책도 있고 컴퓨터도 있는 도서관에 가기로 결정했다. 이상하게도 학교 도서관은 가기 싫어서 일부러 국립중앙도서관에 왔다. 서울에서 가장 큰 도서관에 있으니 왠지 내 꿈도 더 커지는 것 같다.나는 방송국 입사를 준비한다. 사회의 다양한 분야를 깊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신문과 논문을 보러 도서관에 왔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는 디브러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도서관에 도착하면 디브러리 로비에서 인터넷 신문을 보고‚ 자리를 예약한 뒤 디지털열람실로 올라간다. 그런 다음 신문에서 본 내용 중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인터넷 검색이나 논문‚ 혹은 잡지 열람을 통해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간다. 무엇보다도 디지털열람실은 내가 원하는 그 순간에 즉각 열람할 수 있어서 편하다. 그리고 컴퓨터 사양이 내 노트북보다 훨씬 좋다. 게다가 우리집 벽걸이 ＴＶ보다 더 큰 모니터 화면에서 문서 작업을 하며 속으로 환호성을 지르곤 한다.
신기한 건 300대 가까이 되는 컴퓨터가 항상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노인 분들도 꽤 많으시다. ‘할아버지들은 컴퓨터로 뭘 하실까?’라는 생각이 든다. 한 번은 지나가면서 어떤 할아버지 컴퓨터를 쓱 보고 놀랐다. 컴퓨터 관련 강의를 듣고 계셨다. 사실 그 때 구직 활동이 잘 안 풀려서 자괴감에 빠져 있었는데 그 할아버지의 열정적인 학구열을 보면서 무조건 분발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복합상영관에는 함께 오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영화를 관람하고 계실 때가 많다. 처음엔 신기했는데‚ 문화생활에 열중이신 어르신들을 보니 내가 괜히 뿌듯했다. 나를 포함하여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디브러리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지식과 정보의 화수분 같다.최근 나에게 즐거운 취미가 하나 생겼다. 바로 자작곡 만들기다. 전문적으로 음악을 배워본 적은 없지만 항상 내 곡을 완성하고 싶은 갈망이 있었다. 그런 내가 지금 눈독들이고 있는 곳은 바로 디브러리의 음향스튜디오이다. 전문 스튜디오보다 기기들이 잘 구축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 조만간 그곳에서‚ 나만의 자작곡을 탄생시키리라. 디브러리 덕분에 길어지는 취업 준비 기간 동안 나름의 재미를 찾아가는 중이다.일 년에 많아 봐야 10번 남짓한 방송국 공채가 있는데‚ 나는 탈락의 고비를 맞을 때 마다‚ ‘아직은 내 차례가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언젠가 찾아 올 내 차례를 준비한다. 나는 디브러리에서‚ 이 세상의 많은 지식들을 차곡차곡 내 것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그 지식을 바탕으로 언젠가는 세상으로 당당히 나아가‚ ‘살맛나는 세상’을 만드는 데 한 몫을 하고 싶다. 그 때까지 나의 디브러리 출근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