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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도서관에서의 행복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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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물명
디지털도서관에서의 행복한 하루
저작(권)자
저작자 미상 (저작물 2267374 건)
출처
이용조건
KOGL 출처표시, 상업적, 비상업적 이용가능, 변형 등 2차적 저작물 작성 가능(새창열림)
공표년도
창작년도
2015-08-19
분류(장르)
어문
요약정보
지난해‚ 30여 년을 책 보고 강의하던 일상을 사실상 정리하였다. 아직도 겸임교수라는 명분으로 일주일에 하루를 학교에 나가고 출판사로부터 의뢰받은 원고 작업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에 비해 시간 여유가 많아진 건 분명하다. 하지만 일벌레라서 가만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어떻게든 일거리를 찾아서 한다. 그러다 보니 여전히 하루 걸러 한 번은 도서관에 출근하다시피 하고 있다.
그러던 중 국립중앙도서관 1층에 있는 ‘장애인 정보 누리터’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안내가 눈에 띄었고‚ 나도 1주일에 하루씩 나가 반나절을 함께하게 되었다. 자원봉사의 내용은 장애 유형에 따른 개별맞춤서비스로‚ 대면낭독‚ 화면 해설‚ 문서작성 지원‚ 수화통역 등이 있다. 나는 주로 시각장애인에게 책을 읽어주는 대면낭독을 맡는다. 관련된 책을 찾아 원하는 부분을 읽어주는 역할인데‚ 웃음치료와 심리학에 관심 많은 30대 여성‚ 침구 관련 한의학 서적을 일일이 확인하며 터득해 가는 40대 남성‚ 논문을 쓰고 있는 사회복지학 전공 대학생원생 등이 주로 만나는 사람이다. 나 자신 일찍부터 개가식 서고에 익숙해 있고 논문을 써 본 가닥도 있었던지라 관련 도서를 제시해 주고 필요한 부분을 발췌하여 읽어 주니 특히 사회복지 전공 대학원생이 좋아한다. 흔히들 말하기를 자원봉사라는 게 베풀려고 시작하지만 막상 자신이 받는 것과 배우는 것이 훨씬 많다고 하는데‚ 정말 그렇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내가 언제 심리학‚ 건강 관련 서적을 본 적이 있었던가?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곁눈질이나마 이런 지식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또한 논문 작성을 도우면서 오랜만에 대리 만족을 느끼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앞에는 넓은 잔디밭이 있었는데 몇 해 전에 경사진 공간을 활용하여 지하에 3층 규모의 디지털도서관을 만들었다. 복합상영관‚ 세미나실‚ 다국어정보실‚ 전시실‚ 북 카페 등을 조성하였다. 특히 컴퓨터를 활용한 열람과 편집이 가능한 디지털열람실‚ 영화 DVD를 빌려 개개인이 볼 수 있는 미디어센터는 활용도가 높다. 도서관이 아직도 책을 보관하고 빌려보는 게 주된 역할이지만‚ 전체 규모의 1/3 정도를 디지털 공간이 차지한 걸 보면 분명 세상은 많이 변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디지털열람실에서 PC를 통해 궁금한 정보를 검색하기도 하고‚ 미디어편집실에서 자료를 뽑아 책을 만드는데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미디어자료이용실에서 그동안 못 보았던 ‘KBS 역사 스페셜’‚ ‘EBS 세계테마기행’ 시리즈와 오래된 영화들을 찾아서 본다.
세미나실 유리창 너머로 자료를 보며 논쟁을 벌이는 이들의 모습은 참 보기 좋다. UCC스튜디오‚ 영상 스튜디오‚ 음향 스튜디오 같은 첨단 장비를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으면 얼마나 즐거울까 상상해 보곤 한다. 젊음이 부럽다는 건 왕(?)자 근육이나 S라인 몸매가 아니라‚ 이 같은 첨단 기기와 자료들을 활용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 때문이다. 그래서 주변의 젊은 친구들에게 국립중앙도서관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곤 한다.
책이나 자료를 단순히 보관하고 열람하는 기능에서 벗어나서‚ ‘생활 속에 살아 숨쉬는 도서관’으로 다가오는 도서관의 변화가 참 즐겁다. 국제회의장을 개방하여 저소득층을 위한 예식장으로 개방하겠다는 신선한 발상에 감동받기도 하고‚ 서재에 묻혀 있던 책을 기증받아 장서로 활용하거나 공공 도서관‚ 군대‚ 교도소 등 책을 필요로 하는 곳에 보내는 ‘책 다모아 행사’의 취지에 공감하여 우리 집에 쌓여 있는 책들 중 손에 잡히는 대로 70여 권의 책을 묶어 전달하기도 했다.
답사기행인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주 양동마을과 최부자댁을 다녀왔고‚ ‘이야기로 풀어가는 고문헌 강좌’를 관심있게 듣고 있다.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의 풍수이야기‚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의 강연을 통해서 전문가들의 다양한 시각도 접할 수 있었다. 요즈음은 연동원 교수의 ‘영화 속의 역사’를 통해 소개 받은 영화들을 차례로 즐기고 있다. 늘상 관심 있었던 ‘블로그 글쓰기와 스토리텔링’ 등 교육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싶다.
때로는 집사람의 잔소리(?)를 피하고자 도서관을 찾는 건데‚ 집사람이 한번 따라나섰다가 재미가 들렸는지 이제는 같이 가자면서 앞장을 선다. 허허 참! 지독한 영화광인 집사람은 아예 목록을 작성해가며 다시 보고 싶었던 영화들을 즐긴다. ‘마음의 행로’‚ ‘길’‚ ‘가스등’ 등 빛바랜 흑백영화에 흠뻑 빠져 때로는 눈물을 글썽이는 걸 보면 아직도 영락없는 소녀이다.
디지털도서관 중간에 위치한 북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도서관에 오는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푸른 나무들이 우거지고‚ 겨울이면 흰 눈으로 뒤인 창 밖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대학 캠퍼스 커플이었던 우리 부부는 79번 버스를 타고 남산 중턱에 위치한 국립중앙도서관을 즐겨 찾았었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 숨 가쁘게 살아왔던 젊은 날을 뒤로 하고 우리 부부는 모처럼 느긋하게 다시 도서관 연애를 즐기고 있다.
도서관에 앉아 책 읽고 음악 듣고 영화 보고 또 하품하면서 꾸벅꾸벅 졸기도 한다. 다시 책장을 넘기다 보면 서쪽 하늘에는 벌써 석양이 물든다. 도서관 뒤로 오르면 잘 가꾸어진 몽마르트 공원이 있고 전철역까지 이르는 30분 거리의 산책길에는 봄꽃들도 만발하였다. 어느덧 하루를 마무리하는 발걸음은 제법 뿌듯해d지곤 한다. 이런 기분을 기대하면서 오늘도 서초동 국립중앙도서관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저작물 파일 유형
저작물 속성
1 차 저작물
공동저작자
1유형
수집연계 URL
http://www.nl.go.kr
분류(장르)
어문
원문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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