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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 이야기]유통기간 없는 정성-월평가구리폼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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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물명
[원도심 이야기]유통기간 없는 정성-월평가구리폼공작소
저작(권)자
저작자 미상 (저작물 2267374 건)
출처
이용조건
KOGL 출처표시, 상업적, 비상업적 이용가능, 변형 등 2차적 저작물 작성 가능(새창열림)
공표년도
창작년도
2015-03-05
분류(장르)
어문
요약정보
이사철이 되면 아파트에는 재활용 폐기물이 많이 배출된다.
장롱이나 침대‚ 서랍장‚ 협탁이나‚ 의자 등의 물건들이 스티커가 붙여진 채 나와 있는 경우를 보게 된다. 한때 주인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물건이지만‚ 이사 갈 새집과는 어울리지 않거나 주인이 싫증을 내게 돼서 버려진 가여운 존재들이다.
이럴 때 배출된 재활용품을 남몰래 지켜보는 눈들이 있다. 폐기물을 수거하는 고물상들이 아니다. 바로 멀쩡한 주부들로 구성된 ‘월평가구리폼공작소’ 회원들이다. 비록 주인들한테서 버려졌지만 월평가구리폼공작소 주부들 눈에는 새것보다 더 탐나는 귀한 보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월평동 공작소를 찾은 날은 늦가을 바람에 낙엽이 훨훨 날리는 날이었다. 햇빛을 받아 나무에 양분을 공급해주던 나뭇잎도 한 해의 역할을 다 하고 버려지는 때지만‚ 낙엽도 나무의 발밑에서 나무에게 이불이 되어주거나 비료가 돼서 봄날의 새 잎을 탄생 시킬 힘이 된다. 이렇게 지구상의 모든 존재들은 순환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자연의 순환 고리를 잃고‚ 금세 폐기물이 되어 쓰레기로 버려지는 물건들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유행이 지나면 새로 사야하고 이사하면 낡은 가전제품은 폐기하고 새로 사들이기 때문에 결국 새로운 물건들은 아무리 좋아보여도 언제 또 다른 새것에 밀려 사라져 버릴지 모를 슬픈 유통기한을 갖고 있다. 리폼공작소에는 유통기한 따위는 없다. 정성 가득한 손길로 그 전보다 더 멋진 생을 다시 살게 되는 ‘미녀의 재탄생’ 같은 가구와 소품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월평가구리폼공작소’를 이끄는 이는 최혜숙 씨다. 이미 장성한 두 자녀를 둔 주부지만‚ 원래 미술을 전공했고‚ 미술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익힌 남다른 미적 감각과 손재주로 ‘월평리폼공작소’를 동화의 나라처럼 만들어 놓았다.
공작소 회원들의 솜씨를 몇 가지 보여 달라고 했더니‚ 쓰던 나무 도마에다 다리를 붙여 앙증맞은 찻상으로 재탄생 시킨 것도 있었고‚ 된장 항아리에 장미를 그려 넣어 수경 재배를 하는 화분으로 변신을 시킨 것도 있었다.
쓸모없게 된 약탕기엔 꽃을 그려 넣고 색칠해 꽃병을 만들었고‚ 꿀 먹고 나면 재활용하기도 힘든 꿀 상자를 보물 상자로 변신시켜 놓기도 했다. 또한 인테리어 공사장에서 나온 나무 쪼가리도 주워서‚ 메모꽂이 등 작은 소품을 만들었고‚ 포크를 구부리고 물방울 무늬를 그려 넣어 옷걸이도 만든 소품도 눈에 띄었다. 한 마디로 여기선 버릴 게 없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창의적인 물건들을 만들기 위해 회원들은 회의도 자주 한다고 한다‚ 50대 주부들이지만 아이디어가 펑펑 샘솟는다니 비결이 뭘까?
“저는 리폼 시작한 뒤로 사는 게 너무 행복해요. 여기 나오면 하루가 즐겁거든요. 일주일에도 두세 번 나와서 이것저것 만들고 색칠하고 하다보면‚ 젊어지고 예뻐지는 것 같아요.”
“사실 자녀들 키워놓으면 자기들 생활하기 바빠서 얼굴이나 제대로 보여주나요? 그런 아이들한테 보고 싶다고 사정해봐야 뭐해요? 우리끼리 재미나게 리폼하고 얘기 나누고‚ 또 필요한 이웃들한테 가르쳐 주기도 하고‚ 그럼 세상사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한다.
공작소 회원들은 자신이 배운 재주를 남들과 나누려고 노력해왔다. 미술교사를 하면서 유성구의 저소득층 어린이들 미술 지도를 하기도 했고‚ 드림 스타트 무료 강좌에도 참여해 재료를 무료로 제공해서‚ 양말‚ 조끼‚ 옷걸이‚ 사진 집게 같은 걸 함께 만들었다.
요양원을 찾아갔을 때는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 아이들처럼 좋아하면서 “내 평생 살면서 언제 이런 거 해봤냐” 하기도 했고‚ 치매 할머니들은 “미술 선생님 월요일도 오면 좋겠고‚ 화요일도 오면 좋겠고‚ 매일 오면 좋겠다” 해서 마음이 뭉클했다고 한다.
회원들은 이렇게 리폼을 배워서 자신만 이롭게 하는 일이 아니라 주변과 재능을 나눠서 보람을 찾는 기쁨을 알고 있다.
대전시의 ‘좋은마을만들기사업’에 참가한 것도 주민들과 나누기 위해서였다. 공방을 운영하다 보니 주민들이 10년‚ 20년 쓰던 가구들을 바꾸고 싶어하는 걸 알게 됐고‚ 리폼을 가르쳐주며 스스로 가구를 변신 시키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월평가구리폼공작소’에서 ‘대전형좋은마을만들기사업’으로 주민들 대상 리폼 강좌를 열었더니‚ 낡은 물건에 새 생명을 불어 넣는 즐거움은 물론‚ 우울증을 갖게 된 주부가 자신의 인생도 재탄생 되는 것 같은 기쁨을 경험하기도 했다고 한다.
회원들의 집도 마찬가지다. 낡은 가구들이 예쁜 새 가구가 되고‚ 우중충했던 집이 러브하우스처럼 변신하는 걸 보면서 이웃 초대도 늘고‚ 즐거운 일이 끊이지 않게 되었다고 하는데‚ 가구 리폼을 통한 인생의 리폼이 아닐 수 없다.
덕분에 ‘월평가구리폼공작소’ 회원들은 버리려고 내놓은 가구들을 보면 지나치지 못한다. 한 번은 내놓은 가구에 정신을 쏟고 있는 아내를 본 회원의 남편이 버려진 거 절대로 주워오지 말라고 했다가‚ 밤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는 아내를 보고 결국 한밤중에 겉옷을 입으며 ‘가지러 가자’고 했다고 한다.
이 시대는 너무 많은 물건들이 버려진다. 회원들이 알아봤더니 1년에 재활용 스티커 붙여서 내놓는 물건들이 월평 3동에만 2천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월평동 전체나 대전시 전체‚ 혹은 전국의 재활용품들은 어마어마하지 않을까?
재활용 스티커를 붙여 내놓는 물건들은 대부분 부숴버린다고 하는데‚ 폐기되기 전에 물건들을 구해와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으면 낭비도 막고‚ 세상 하나 밖에 없는 물건으로 재탄생되니 일석이조의 기쁨이 된다. 앞으로는 폐기물을 내놓기 전에 다시 한 번 보자. 자칫 보물을 버리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 이 글은 이츠대전TV 블로그 작가단의 글입니다. 대전시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원본 콘텐츠 : 대전시인터넷방송 공식블로그
저작물 파일 유형
저작물 속성
1 차 저작물
공동저작자
1유형
수집연계 URL
http://www.daejeon.go.kr
분류(장르)
어문
원문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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